산토리 위스키는 2015년 8월 숙성 과정에서 무중력이 알코올의 발효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서 다양한 위스키 샘플을 우주로 보내서 테스트를 했습니다.
산토리의 일본 증류소가 스코틀랜드의 증류소들보다 따뜻한 곳에 위치하다보니, 위스키의 숙성이 더 빨라진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숙성 과정에서 휘발하는, 즉 *엔젤스셰어(angel`s share)의 양도 많다고 합니다. 숙성 속도가 생산량에 더 큰 영향을 주어서였을까요? 산토리는 아드벡과 달리 우주에서 숙성하는 기간에도 차이를 두고(하나는 우주에서 1년 정도 숙성시킨 그룹, 다른 그룹은 우주에서 2년 이상 숙성) 그룹을 2개로 나눠서 실험을 진행했고 지구에서의 대조군과 비교를 진행했습니다.
다만, 산토리가 숙성 실험을 위해 우주로 샘플을 보내기 전부터, 어쩌면 산토리는 이미 가격으로 우주에 가닿았을지도 모릅니다. 산토리가 우주로 위스키를 쏘아올렸던 2015년은 일본에서는 아침드라마 <맛상>의 방영으로 일본 위스키가 특히 급부상했던 때였는데요. 당연히 가격도 같이 급부상했던 것이죠.
최근에도 수급 불균형 문제로 전반적인 위스키의 가격이 모두 오르는 상황이지만, 그 중에서도 산토리의 가격 상승은 단연 압도적입니다. 일례로 산토리 야마자키 위스키는 2020년에 자신들의 증류소에서 가장 오래된 위스키인 The Yamazaki 55(1960년 증류, 미즈나라(일본 참나무) 오크통 숙성)를 딱 100병, 330만 엔(세금포함 가격 약 3,600만 원)의 가격으로 판매했는데요. 이 야마자키 55년은 작년 소더비 경매에서 425,000달러(약 5억 2,000만 원)에 판매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한정판 제품뿐만 아니라 야마자키의 코어 라인업인 야마자키DR, 야마자키12년, 야마자키18년 등의 가격도 다른 위스키 브랜드 가격상승폭보다 훨씬 가파르게 오르면서, 구하는 것 자체도 힘든 위스키가 된 상황입니다.
산토리의 역사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인물이 있습니다. 그 중 한 명은 창업주인 토리이 신지로(Shinjiro Torii)입니다
산토리의 시작은 1899년 그가 일본 오사카에서 와인 제조, 판매를 위한 '토리이 상회'를 설립한 것이었는데요. 토리이는 이후 사명을 '토리이 상회'에서 '고토부키야(kotobukiya) 양주점'으로 개칭합니다. 사업 초기 유럽의 와인을 수입해서 판매하던 그는 1907년 서양의 와인을 발전시켜서 일본인의 입맛에 맞도록 개발된 아카다마(Akadama, 현재의 아카다마 스위트 와인)라는 와인을 출시합니다. 이 아카다마는 일본 시장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뒀고, 이때 형성된 시드머니를 기반으로 토리 신지로는 위스키 사업을 계속 추진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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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다마 와인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토리이 신지로는 일본인의 입맛에 맞는 위스키를 만들겠다는 일념하에 새롭게 위스키 사업에 도전했습니다. 그래서 위스키의 본고장 스코틀랜드에 위스키 제조법을 배우기 위해 문의를 했더니 스코틀랜드의 위스키 업계 사람들로부터 예상치 못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이미 너희 일본인 청년 한 명이 여기서 위스키를 배워서 갔잖아."
수소문 결과 정말 그들의 말대로 한 일본 청년이 스코틀랜드에서 제대로 위스키 제조법을 배워서 일본으로 귀국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청년의 위스키 연수를 지원했던 일본 회사(*자막 : Settsu Shuzo)가 1차 세계 대전 경기 침체의 여파로 위스키 생산 계획을 포기한다는 반가운(?)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1923년 신지로 토리이는 10년 근속과 당시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연봉을 조건으로 스코틀랜드에서 정통 위스키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일본인 청년, '일본 위스키의 아버지'라 불리는 바로 타케츠루 마사타카를 영입합니다. 타케츠루 마사타카는 훗날 닛카 위스키를 세우는데요. 타케츠루 마사타카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은 닛카 위스키와 함께 추후 보다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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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자키 증류소 100주년 에디션 소식도 유튜브 커뮤니티 채널에 업데이트될 예정입니다.
다음에도 재밌는 위스키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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